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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 김영주원장님 신문기고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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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삼정지기
댓글 0건 조회 452회 작성일 17-08-2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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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나중에 하고 먹기를 먼저 하는 사람
_copy10.jpg     삼정원장 김영주
 

입추가 지났다. 입추는 태양의 황도(黃道) 상의 위치로 정한 24절기 중 열세 번째 절기이다. 양력으로는 8월 8일 무렵이고, 음력으로는 7월인데, 태양의 황경(黃經)이 135도에 있을 때이다. 대서(大暑)와 처서(處暑)의 사이에 들어 있으며,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절후이다. 이날부터 입동(立冬) 전까지를 가을이라고 한다. 입추 무렵은 벼가 한창 익어가는 때여서 맑은 날씨가 계속되어야 한다. 조선 시대에는 입추가 지나서 비가 닷새 이상 계속되면 조정이나 각 고을에서는 비를 멎게 해달라는 기청제(祈晴祭)를 올렸다 한다.
입추는 곡식이 여무는 시기이다. 입추에 하늘이 청명하면 만곡(萬穀)이 풍년이라고 여기고, 이날 비가 조금만 내리면 길하고 많이 내리면 벼가 상한다고 한다. 또한 천둥이 치면 벼의 수확량이 적다.
요즘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을 외치고 있다. 부정부패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이다. 흐린 날씨를 맑은 날씨로 바꾸겠다는 의지이다. 부정부패가 만연하면 나라의 풍년을 맞이할 수가 없다. 부정부패를 한 자들을 보면 대개가 일을 나중에 하고 먹기를 먼저 한 자들이다.
부정부패는 본질적으로 사람의 욕심에서 생긴다. 욕심에는 착한 욕심도 있고, 나쁜 욕심도 있다. 좋은 욕심은 ‘욕’(欲)이라 하고, 나쁜 욕심은 ‘욕’(慾)이라 한다. ‘예기’(禮記)에는 사람의 본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을 음식(飮食)과 남녀(男女)라 했다. 사람이 음식을 먹지 않으면 죽고, 남녀관계가 없으면 인간이 멸종한다. 그러므로 음식과 남녀관계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나쁜 것은 이것이 과도했을 때이다.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건강을 해치고, 남녀관계를 지나치게 가져도 건강을 해치게 되어 있다. 또 부족한 것도 문제이다. 음식을 너무 조금 먹거나 먹지 않으면 굶어 죽고, 여자를 아예 차지할 수 없으면 원망이 깊어진다. 그러므로 ‘과불급’(過不及), 즉 지나치거나 모자란 것이 문제이다.
한국이 낳은 성자 소태산은 일을 먼저 하고 먹기를 뒤에 하는 사람은 군자(君子)라 했다. 그리고 일을 뒤에 하고 먹기를 먼저 하는 사람은 소인(小人)이라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는데 왜? 시대의 스승은 일을 먼저 강조했을까? 요즈음 신문이나 방송에 회자되고 있는 각종 게이트 사건들이 모두 일과 먹기의 순서를 잘못 이행했기 때문에 일어난 결과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발달되고 있는 문명의 시대에 사는 지금처럼 밝은 시대는 없었다. 이제는 나쁜 일을 하면 곧바로 들통 난다. 숨길 래야 숨길 수 없는 시대이다. 청문회를 보면 실감이 난다. 어떻게 세세 곡절 그리도 세밀하게 정보를 아는지 으아할 뿐이다. 이와 같은 밝은 세상에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우리들은 그것을 당연히 알면서도 성급하게 먹고 보자는 부조리 현상 때문에 세상이 온통 뜨거운 바람 속이다.
군자는 정신의 세력이 확장되어 있고 살림의 범위가 넓고 커서 일을 하면서도 잘 지치지도 않고 모두 내 일이기 때문에 먹는 것에 그렇게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반면에 소인은 하는 살림이 범위가 좁고 정신의 세력이 약하므로 항상 배가 고프고 빨리 지치고 일도 하기 전에 먹을 생각부터 하는 것이다.
우주 대자연은 동물이든 식물이든 모든 만물에게 공기를 통하여 호흡을 하게하고, 땅의 바탕을 주어 형체를 의지하게 하고, 일월(日月) 밝음을 주어 삼라만상을 분별하게 하고 풍운우로(風雲雨露)의 혜택을 주어 만물이 장양(長養)되게 하나, 우리에게 그 은혜를 베풀 때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대가 없이 베풀어 주는 은혜로 우리는 이와 같이 생명을 보존하고 살고 있는 것이다.
군자는 그 대자연의 이치를 가장 잘 받들어서 실천하는 사람이다. 반면 소인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일로 선후를 분간하지 못하고 욕심을 내기 때문에 항상 소인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지금 이것을 먹어도 되는가, 또 나 혼자서 다 먹어도 되는가 한 번만 더 생각을 한다면 요즈음처럼 날마다 뉴스거리가 되어 일생에 불명예로 헛삶을 산 결과를 초래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싶다.
사람이 지위나 권리나 명예나 부가 한번 올라가면 거기에 맛 들여지고 길들여져서 내려오는 것은 괴롭고 죽기만큼이나 힘든 일이다. 그 처한 자리에서 항상 내 주위를 살펴보고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는 습관을 끊임없이 길들이면 어느 자리에 있든지 어느 처지에 있든지 항상 당당하고 떳떳한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다 본말과 주종이 있다. 근본을 알아서 근본에 힘쓰면 끝도 자연히 좋아진다. 그러나 끝을 따라 끝에 힘쓰면 근본은 자연 매 하여진다. 성공하는 사람일수록 시간 관리 능력이 탁월하다고 한다. 시간 관리를 잘하는 방법은 긴급하면서도 중요한 일부터 처리하는 것이다. 인생 공부에 있어서도 성공하려면 긴급하고 중요한 것부터 해야 한다. 대체로 지엽적인 것보다는 근본적인 것부터 하는 것이 중요하고, 종속적인 것보다는 주된 것부터 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가 된다. 유아들이 블록을 쌓으며 놀 때도 기초부터 튼튼하게 하지 않던가!
본말과 주종이 뒤바뀌어 있는 세상은 파란고해(波瀾苦海)의 세상이다. 파란고해라는 말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온갖 역경(逆境), 난경(難境)과 고통을 의미한다. 요즈음 컴퓨터에 능한 사람이 한마음 잘못 사용하여 벌이는 해킹사고, 가정이나 학교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극단적인 폭력 사고 등은 주종과 본말을 못 가려서 일어나는 파란고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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