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 김영주원장님 신문기고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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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법인 삼동회 삼정원장
성산 김 영 주(도영)
1961년에 제작된 박성복 감독의 “인생 갑을병”이란 영화가 있었다. 갑, 을, 병, 이렇게 세 가지 인간의 유형을 놓고 그들이 살아가는 이 모습 저 모습을 엮어 간 코미디 영화였는데 김혜정, 김석훈, 엄앵란, 서영춘, 구봉서, 김희갑, 이대엽 등이 출연했었다.
요즈음 ‘갑을’이라는 용어가 한국사회에 등장했다. 원래 ‘갑을’은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로 십간 속의 용어이다. 십간(十干)은 천간(天干)이라고도 하며, 하늘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을 음양의 기준으로 구분한 것이다.
또한 갑을이라는 용어는 계약서상의 용어이다. 상대가 계약을 통해 서로의 도움을 주고받는 문서로 약속하는 것이 계약서이다. 이는 불평등 없이 서로 협력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요즘 한국사회에서는 갑을이라는 용어가 불평등 관계의 용어로 변질되어 세상을 시끌시끌하게 한다.
갑과 을은 인류 역사상 꾸준히 존재해 왔다. 개인과 개인과도 그랬고, 국가와 국가끼리도 그랬다. 갑과 을의 관계가 좋을 때는 평화스러웠고, 관계가 틀어진다든지 한쪽에서 탐욕을 가지면 불평등의 관계가 되어 싸움과 전쟁이 만들어져 원망과 억울함으로 평화가 부서져 버렸다.
우리 한국사회가 급속도로 ‘갑질’논란에 휩싸여가고 있다. 2014년 12월 5일 대한항공 오너 일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이륙 준비 중이던 기내에서 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난동을 부린 데 이어, 비행기를 되돌려 수석 승무원을 하기시킨 사건, 부천의 백화점에서 주차문제로 아르바이트 주차요원을 무릎 꿀리고 폭언을 했던 점장의 친척이라는 모녀 고객의 사건, 경찰의 부하직원 폭행사건, 전북청 소속 경감이 부하 직원에게 자신의 집 잔디를 깎도록 시킨 사건, '공관병 갑질'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육군 대장과 부인의 사건은 우리 사회의 수많은 갑질 중의 몇몇 사례에 불과하다.
다양한 사회적 갑질은 더 이상 웃어넘길 수준이 아니다. 물론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도 갑질 문화가 존재한다. 그러나 외국의 기득권층들은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특권의식을 생활 속 절차에 녹여서 이를 향유하려고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혜'를 받고 싶어 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 문제다. 결국, 갑질을 통해 단순히 희열을 느끼는 것을 넘어 평소 ‘을’의 입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본인보다 조금이라도 더 ‘을’의 입장에 있다고 생각되는 대상에게 풀며 일종의 우월감을 느끼는 것이다. 본인이 ‘을’의 입장이었던 것은 망각하고 ‘갑’질을 하고 또 언젠가 ‘을’이 되는.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치열한 ‘경쟁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이 아닐까? 우리들의 인간성이 점점 퇴보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단순히 갑질을 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선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으로 많은 갑질문제들이 비난받고 있지만 그 문제들을 비난하고 있는 사람들조차 자신들의 갑질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모두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과대평가하고 있는 듯싶다. 끊임없이 평등사회를 외치고 있지만 사실 완전한 평등은 실현되기 어려운 이상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불평등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다. 만연한 사회문제들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그것들을 비난하기에 앞서 내 인식부터 확실히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갑을 향한 비난의 질타와 더불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는 자력과 타력이 함께 필요하다. 이 말을 다시 생각하면 나의 힘과 남의 힘의 교류 속에서 살아간다는 뜻이다. 어떤 일을 물론하고 이기는 것은 강이다. 또한 지는 것은 약이다. 그리고 ‘강자는 약자로 인하여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고 약자는 강자로 인하여 새로운 강을 얻는다. 그러므로 서로 의지하고 서로 바탕이 된다. 자력·타력과 마찬가지로 강자·약자는 근원적으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성이 있다. 그러므로 강자·약자가 서로 잘 조화를 이루면 상생의 관계로 발전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대립과 상극의 관계가 되기 쉽다.
사회가 평안하고 발전해 가려면 강과 약이 서로 도와주는 관계로 진화해야 한다. 강약이 서로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하나’라는 진리를 가슴속에 담았을 때 인류뿐만 아니라 나를 에워싸고 있는 우주 대자연의 전체가 나와 더불어 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된다. 남을 해치는 것은 곧 나를 해치는 것이며, 남을 돕는 것이야말로 영원한 세상에 참으로 나를 돕는 일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영원한 강자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방법은 간단하다. 현재 가지고 있는 강을 남용하지 않고, 약자를 위해 쓰면 된다. 만약 강자가 강을 가졌다고 으스대며 강을 함부로 쓰거나 자신만을 위해 쓰면 언젠가 약자로 떨어지고 만다. 나에게 강이 있을 때 나보다 약한 이를 도와 강자로 만드는 일이야 말로 영원한 강자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이다. 더불어 약자가 강자로 진화기 위해서는 저 사람은 어떤 노력을 통해 강자가 되었는지, 또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해서 약자가 되었는지를 참고한 후, 강을 멘토로 삼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만약 약자로서 강자에게 반발심을 가지고 시기만 하거나,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약자는 영원한 약자로 머물 수밖에 없다.
세상은 하나다. 혼자 살아갈 수 없는 관계로 얽혀 있으므로 하나다. 때문에 하나임을 바탕해서 서로 배우고 돕는 생활만이 삶의 발전과 향상을 이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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